• 최종편집 2024-05-08(수)
 



6가야의 중심지였던 김해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고장이다. 2000년의 가야토기 역사 위에 탄생한 김해 분청사기는 생명의 근원인 흙과 불, 그리고 도예가의 정성이 만들어낸 그릇이다. 이같이 우리나라의 전통 도자기는 최근 서양 문물이 유입되면서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점차 잊혀져가고 있다. 이번 주 주간인물은 한 줌의 흙이 빚어낸 아름다운 생명력과 자유로운 혼을 담은 김해의 분청사기, 그 속에 천년의 꿈을 빚어가는 우림도예의 탁원대 대표를 주목해 보았다. _곽인영 기자




직접 개발한 분장토를 이용한 작품 ‘꽃피는 마을’
대한민국 공예품대전서 국무총리상 수상


올해로 48회째를 맞는 대한민국 공예품대전은 공예분야 최고 권위의 공예품 경진대회로, 민속공예의 전통적인 기틀아래 현대적인 트렌드로 창작된 우수한 공예품을 발굴하고 육성해 우리나라 공예산업 발전을 도모하고자 매년 개최되고 있다. 16개 시도별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456점의 공예 작품에 대해 1차, 2차의 엄격한 심가를 거친 끝에 최종 입상작을 선정했다. 그 중 우림도예 탁원대 작가의 ‘꽃피는 마을’이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수상작 ‘꽃피는 마을’은 그가 직접 개발한 분장토를 이용했으며 표면은 파라핀 성분으로 매화문양을 그린 후 덤벙기법으로 표현했다. 또한, 나무와 금속을 사용한 손잡이는 직선미를 엿볼 수 있어 실용성뿐만 아니라 대회 취지에 맞게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탁 작가는 “김해에는 도자업체가 140여개소가 있는데, 그분들을 대표해서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전국의 공예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큰상을 받아 영광스럽고 더욱 의미있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김해시는 매년 김해 분청도자기 축제와 김해시 공예품대전을 개최하는 등 지역 공예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탁 작가의 수상은 지역의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공예 명품도시로 또 다시 입지를 다진 셈이다.


도예 전문 문양사로 활동하며 노하우와 기술 쌓아
1999년 ‘우림도예’ 설립



김해 진례면에서 오랜 기간 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탁 작가가 처음 이곳을 방문한 것은 1990년이다. 동양화를 그리기 위해 김해를 찾은 그는 일본으로 백자와 청자를 수출하는 금강도예를 시작으로 여러 요장에서 실력을 쌓았다. 당시 도예 전문 문양사로 활동했던 탁 작가는 도자기 표면을 캔버스라 여기며 별도의 스케치 없이 흙 위에 바로 문양을 만들어 냈다. 이후 1999년 본격적으로 자신의 개인 요장 ‘우림도예’의 문을 열었고 문양사로 활동했던 그답게 회화성이 우러나는 작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분청도자기의 질감은 자연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선시대의 사발이나 15~16세기의 자연을 그대로 반영한 순수한 도자공예 작품들은 현대에서 재현하기 힘들어요. 한동안은 분청도자기에서 느낄 수 있는 한국의 전통미와 자연미에 매료돼 분청도자기 재현작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그는 김해의 가야토기에 관심을 갖고 관광기념품을 개발하는 등 실생활에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응용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평소에는 전통 도자공예품을 제작하며 작품활동을 펼치는 그는 지역 특성에 맞게 대중성 있는 작품들도 선보이며 이곳, 김해 ‘우림도예’에서 도자산업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문화는 가까이서 보고 향유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아는 법”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탁 작가는 남들과 차별화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 중이다. 이번 수상작 ‘꽃피는 마을’에서 볼 수 있듯이, 금속공예나 목공예처럼 다양한 공예분야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한다.
“원형의 도자기에 문양을 새기고 나면 어디서 시작하고 마무리했는지, 처음과 끝을 알 수 없죠. 이 무한함 또한 도자공예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자기는 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아요.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도자기’라는 매체 속에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것은 저에게 무엇보다 의미 있는 일입니다.(웃음)”
자신이 그간 터득한 기술과 노하우를 갖고 전통을 토대로 하되 새로운 것을 창출하고 보급하는 것이 목표라는 탁 작가. ‘무계획의 계획, 무기교의 기교’ 이것이 그가 전하는 한국의 전통미다. 그만큼 인위적이지 않고 꾸밈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전통미는 한가지로 정의 내릴 수 없다”며 “자연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친근한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김해시는 도예산업 활성화를 위해 진례면 도예촌에 소공인 특화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오는 2022년까지 소공인 집적지구 지정도 추진한다. 이는 도예인들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다지고 도자예술의 본 고장인 김해의 역사와 정체성을 되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문화는 가까이서 보고 향유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전통 도자기인 분청에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가치가 창출될 것 입니다.” 



•2009 제5회 김해 공예대전 대상
•2013 제7회 김해시 관광기념품 전국공모전 대상
•2014 제5회 대한민국 분청도자대전 대상
•제8회 김해시 관광기념품 전국공모전 대상
•2018 제48회 대한민국 공예품대전 국무총리상
•제21회 경상남도 관광기념품 공모전 대상

•2016 시카고 Park-sis 갤러리 초대전, 미국
•2017 지역작가 조명전,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아이링갤러리 초대 개인전, 창원

•2000 한국미술대상전 초대작가
•2013 경남메세나 선정작가
•2015 경남 찻사발 초대공모전 초대작가
•2016 대한민국 분청도자대전 심사위원

•現 경남공예협동조합 이사, 사)김해도예협회, 한국도예협회, 한국미술협회, 금벌미술작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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