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이 산장에 단풍잎만 채곡채곡 떨어져 쌓여 있네’ 국립마산병원이 배경으로 나오는 반야월의 ‘산장의 여인’이란 곡이다. 국립마산병원은 1941년을 시작으로 올해 76주년을 맞은 결핵전문병원이다. 노래의 가사처럼 많은 이들의 아픈 사연을 품어 온 곳이자 많은 이들의 행복을 찾아 준 곳이기도 하다. 역사의 한 조각을 간직한 국립마산병원을 찾아가 보았다. _송가현 기자, 정주연 기자



대한민국, 결핵으로부터 안전합니까?


우리나의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은 OECD국가 중 1위다. 2015년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결핵 신고환자수가 10만 명당 80명인데 비해 2위인 포르투갈이 10만 명당 23명으로 1~2위 간의 격차가 상당하다. “결핵은 세부적인 검진을 통해 확진하게 됩니다. 양성 판정을 받게 될 경우 6개월간 꾸준히 치료해 줘야 합니다. 치료를 도중에 중단하게 될 경우에 바이러스가 완전히 죽지 않고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겨 변형을 일으킵니다. 초치료에 결핵을 치료할 경우 성공률이 95% 이상이지만 내성결핵에 걸려서 올 경우 치료성공률이 50%로 초치료에 비해 굉장히 줄어들게 됩니다.” 환자가 일단진료를 받으러 오면 20~40분의 시간을 들여 결핵을 초진에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치료를 꾸준히 받고 완치에 이르기 위해서는 환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국립마산병원의 김대연 원장은 “완치하지 않은 상태로 돌아다니는 것은 본인에게도 위험하지만 불특정다수에게 내성 결핵을 옮길 수 있는 가능성으로 더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내성결핵으로 발전이 돼서 오시는 분들을 볼 때면 정말 안타깝지만 초치료 환자 내성결핵으로 진단받는 분들을 보는 게 더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최근 세계는 결핵치료에 대해 한 단계 진보해 결핵잠복환자를 진단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전염환자 관리가 더 시급한 실정이다. “공공의료를 강화해서 결핵을 의무적으로 공공의료 기관에서 치료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국립마산병원에 처음 와 취임사 때도 한말이지만 우리병원은 문을 닫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결핵은 메르스 보다도 많은 사망자들을 냈습니다. 현재 우리병원에 352개의 병상이 있지만 여기가 꽉꽉 채워져 모든 결핵환자들을 치유하고 결핵을 완전히 퇴치해 국민건강을 실현하는 것이 이곳 국립마산병원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립마산병원 음압시스템 도입
결핵 감염으로부터 안정성 높이다



국립마산병원은 최근 생물안전3등급(BL3)을(를) 인정받았다. 생물안전등급이란 감염성 바이러스로부터 실험자가 피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분리하는 밀폐시설을 말한다. 이때 바이러스의 위해성 정도에 따라 BL1, BL2, BL3, BL4의 등급으로 분류하게 되는데 BL3 연구시설은 인체에 대한 위해성이 높은 바이러스를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첨단시설을 인증받았음을  말하는 것이다. 결핵전문병원인 국립마산병원은 이번 생물안전3등급 허가를 통해 앞으로 결핵관련 임상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병원은 음압시설을 확보해 감염으로부터 안정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음압시설은 내부의 기압을 외부보다 낮춰 외부에서 공기가 유입되게 하되 내부의 공기는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죠. 내부의 공기는 멸균 정화기를 통해서만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내부에 있던 바이러스나 세균이 외부로 나갈 수 없게 됩니다.” 국립마산병원은 음압시설을 병실과 실험실에 도입해 음성 환자와 의료진이 감염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입구에서부터 음성 환자와 양성 환자의 동선을 완전히 분리해 놓아 감염의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했다.


국립마산병원 김대연 원장, “봉사하는 의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국립마산병원의 김대연 원장은 흉부외과 의사였다. 그가 결핵과 인연 맺게 된 것은 99년  마산국립병원에서 공중보건의 시절, 결핵과를 전공하게 되면서이다. 흉부외과와 결핵과 모두 의사들이 기피하는 기피과에 속한다. 그는 왜 흉부외과에 이어 결핵과를 선택한 것일까. “봉사하는 의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가난한 환경에서 공부만이 살길이라 마음먹었던 그였지만 봉사활동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의대에서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은 그리 이쁨 받을 만한 행동이 아니었다. 바쁜데 사치스럽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았고 사명이라 생각되는 일을 해왔다.
“저도 대학시절에 결핵을 앓아 봤어요. 9개월 동안 약을 먹고 완치를 했습니다만 그래서인지 결핵환자들에 대한 애착이 있어요.” 그는 네이버에서 8년 동안 2만 건 이상의 의료상담을 해왔고 결핵환자라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돌봐왔다. 2017년 3월 7일(수) “제3회 대한민국 공무원상 시상식”에서 국리민복에 기여한 자에게 수여하는 근정포장을 수상하며 그간의 공로에 대해 인정받았다.
김대연 원장은 앞으로도 국민건강 실현을 위해 앞장을 다할 것이라며 굳은 의지를 다졌다.  
의대를 졸업할 때 반드시 써야할 <제네바 선언의 히포크라테스 선서문>이 있다. ‘의업에 종사하는 일원으로서 인정받는 이 순간에, 나의 일생을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한다.(생략)’ 선언에 따라 맹세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의료인 김대연 원장과 국립마산병원의 힘찬 걸음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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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송가현 기자, 정주연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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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마산병원 생물안전3등급 인정-결핵 임상연구 기대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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