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구성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과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지, 특히 정부와 공공기관은 국민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해 늘 고민한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은 어느 한쪽이 상대방을 설득하려고만 하기 보다는 쌍방향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할 때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진정한 소통을 위해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정부는 어떠한 방식으로 인터넷에 대한 정책을 만들어 내고 규제해야 하는지에 대해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우지숙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언론학에 법학을 접목하여 대한민국의 미디어 정책분야의 세계화를 위해 힘쓰고 있었다. 그의 아름다운 융합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_안연승 차장



서울대 행정대학원의 역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은 1959년 설립된 행정학·정책학 교육과 연구의 요람입니다. 지난 58년 동안 행정학과 정책학 분야의 교수·연구요원을 배출하고 공직자를 양성하는 기관으로서 큰 역할을 해 왔고, 이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리더가 될 사람들에게 공공성의 중요성을 교육하는 것에도 중점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동 대학원을 졸업한 수많은 학생들이 학계, 국가기관, 공공기관, 언론기관, 기업 등의 연구자와 고위 관리자로서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적 마인드와 공적 책임 등에 대한 교육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기관에서 공공 커뮤니케이션 및 시민과 공적 기관의 소통 문제에 대한 교육과 연구를 담당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소통의 매개가 되는 언론, 미디어, 인터넷 등 정보통신방송 매체에 대한 정책과 법제도 연구를 계속하고자 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학계 뿐 아니라 미디어/인터넷 기업, 시민단체, 법조계 분들과의 교류도 활발히 하여 현안을 이해하고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나라의 공공 커뮤니케이션과 시민과 정부 간 소통이 발전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비 서울대출신 첫 여교수!


우지숙 교수는 국내 최고의 고급 공무원 교육기관으로 정평이 나있는 서울대 행정대학원의 최초의 여교수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가 주목을 받았던 또 다른 이유는 비 서울대 출신이라는 것이었다. 행정당국에서는 신임교수 채용 시 3분의 1을 다른 대학 출신 교수로 채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현재도 서울대 교수의 대부분은 모교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 교수는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언론학 석·박사를, 그리고 뉴욕대학교에서 법학으로 학위(J.D.)를 받은 실력파 교수다. 언론학과 법학을 함께 전공한 보기 드문 학력에 더해 유연하게 열린 사고를 평가받는 우 교수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도메인분쟁 패널리스트,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미디어다양성위원 등 대외활동도 왕성하다. 우 교수의 행정대학원 부임 후 14년이 지난 지금 여교수 비율은 얼마나 될까. “저 이후 여교수님은 한 분만 더 오셨습니다. 현재 28명의 교수 중 2명만이 여성입니다. 서울대학교 전체로 보아도 여교수의 비율은 15% 정도입니다. 그리고 여교수의 보직교수 비율도 매우 낮습니다. 의사결정과정에의 참여는 더욱 부족한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 대해 교내 여교수회에서도 오랫동안 문제의식을 가져왔고, 그 결실로서 학내에 다양성위원회가 구성되어 여성 뿐 아니라 학내 소수자들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교수나 여성보직자의 비율에 가시적인 변화가 있기 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학생의 구성을 보면 이미 여학생들이 거의 절반에 달하고 학업성취나 여러 면에서 여학생들이 전혀 뒤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뛰어나기에 조금은 낙관적인 미래를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후배 여성들의 미래에는 장벽이 조금은 덜할 수 있도록 저 역시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행정대학원 학생부원장으로서
교내에서의 세심한 역할

우지숙 교수가 교내에서 맡은 역할도 크다. 공기업정책학과장을 거쳐 현재 행정대학원의 첫 여성 부원장이자 행정학과장으로서 세심하게 학생들을 살피고 있다. 행정학과 학생들의 교육과 학교생활 전반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며 학생들의 수업이나 생활에 대한 상담 뿐 아니라 교수와 학생간, 그리고 학생들 서로간의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도 우 교수의 일이다. 인터뷰 중에도 며칠 후에 있을 <행정학과의 밤> 행사를 학생들과 함께 준비한다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언론학을 전공하다가
법학을 함께 공부한 계기



지능정보화시대로 접어드는 오늘날 IT기술과 법을 아우르는 다 학문적 연구를 하는 학자들의 역할은 매우 크다. 우지숙 교수처럼 언론학 박사와 미국의 로스쿨 학위를 함께 갖고 있는 Ph.D./J.D.는 국내에 몇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후 미국에서 커뮤니케이션학으로 명성이 높은 펜실베니아 대학으로 유학을 가서 정치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전공하였습니다. 공부하는 것이 힘들기는 했지만 새로운 도전이 즐거웠고 좋은 교수님들과 학우들을 만나서 유학을 떠난지 4년 만에 박사과정의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제가 정치보다는 정책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IT 정책 쪽으로 전공 분야를 바꾸었고 박사논문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 판례에 대한 연구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법에 대해 좀 더 알아야 논문을 더 잘 쓸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로스쿨에 진학했고 로스쿨에서의 법 공부는 생각보다 더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논증하는 것에 큰 흥미를 느낀다는 점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변호사가 되고 싶지는 않았고 오히려 로스쿨에 다니면서 저에게 학자의 길이 맞는다는 것을 더욱 깨닫게 되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질문하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의뢰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것 보다는 무엇이 문제인지를 스스로 찾아내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우 교수는 이런 과정을 거쳐서 법과 커뮤니케이션·미디어·IT기술 등의 접목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면서 다 학문적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새 정부의 성공여부는
쌍방향 소통이 관건이다



공공 커뮤니케이션의 전문가인 우 교수에게 새 정부의 소통에 대한 평가나 제언을 부탁해 보았다. “아직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얼마 지나지는 않았지만 그 동안 여러 가지 행동이나 결정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아주 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한편으로는 매우 잘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시간이 좀 더 지난 후에도 잘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생각도 듭니다. 작년부터 여러 달에 걸쳐 우리 국민들이 광장에서, 또 인터넷 공간에서 국민들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지금은 국민의 생각이나 의견을 아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운 시기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이 이렇게 상시적으로 자발적인 의견 표명을 하지 않을 것이고 국민들의 의견이 좀 더 다양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시기가 왔을 때 얼마나 국민의 의견을 잘 들으려고 노력할 것이냐, 즉 새 정부의 소통의 관건은 앞으로 국민을 얼마나 잘 설득할 것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들을 것이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몇 달 후부터는 정부에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국민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알기 어려운 시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 때 정부가 얼마나 쌍방향적인 소통을 지속적으로 하려고 하느냐가 새 정부 성공의 관건이라 생각합니다.” 우 교수는 행정대학원 리더십센터 주관으로 '소통의 리더십'에 대한 연구를 향후 몇 년 동안 진행해 보려고 계획하고 있다.


열린 정부의 이상을 실현하는 열쇠인
정부 투명성과 정보공개
IT·미디어 정책 연구를 계속 할 것


우 교수는 또한 정부가 소통 그 자체에만 매몰되기 보다는 열린 정부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포괄적인 노력을 계속해야만 성공한 정부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의 기반이 되는 공공정보공개와 정부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 없이는 책임있는 정부가 되기도 어렵고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도 어려워 질 것이라고 한다. 쌍방향 소통을 위해서는 열린 정부를 실현하기 위한 정부의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 교수의 향후 연구 분야인 정보통신방송정책, 저작권과 개인정보보호제도, 인터넷 거버넌스 등 인터넷 정책과 법제도, 정책홍보, 시민성과 의사소통 역시 모두 정부투명성 및 열린 정부의 개념과 연계되어 진행되는 것들이다. “우리 사회의 소통 및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제반 분야의 문제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 사회과학적 실증연구와 법제도적 연구를 융합하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언론학과 법학을 함께 전공한 사람으로서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구와 교육을 통해 우리나라의 공공 커뮤니케이션과 시민과 정부 간 소통이 발전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학력
•1985.3 - 1989.2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신문방송학과 학사
•1989.9 - 1996.5   펜실베니아 대학교(U. of Penn.) 언론학 석사/박사
 MA/Ph.D in Communication, Annenberg School for Communication, University of Pennsylvania
•1994.9 - 1997.5 뉴욕대학교(NYU) 로스쿨 JD
 Juris Doctor, New York University School of Law

자격
 •미국 뉴욕주 변호사 (1998. 11 취득)

경력 및 활동
•2016. 12 - 현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장/학생부원장
•2013. 12 - 2014. 12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공기업정책학과 학과장
•2012. 4 - 2013. 12 서울대학교 정보통신행정연구소 소장

•2001. 2 - 현재 WIPO 도메인네임 해결기구, 패널리스트 (조정인)
•2016. 4 - 현재 기획재정부 정책성과평가 위원
•2017. 5 - 현재  언론인권센터 비상임이사

•2010. 3 - 2010. 12   방송통신위원회 미디어다양성위원회 위원
•2008. 12 - 2014.12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
•2013. 9 - 2014. 8  미래창조과학부 규제심사위원회 위원
•2001. 12 - 2004. 12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 위원
•2003. 3 - 2005. 2 인터넷주소분쟁위원회, 조정위원
•2004. 5 - 2007. 2  정보통신부 자체평가위원회 평가위원

•2017. 3 - 현재 한국언론법학회, 연구이사
•2014. 1. 1 - 2014. 12 한국행정학회 법률행정특별위원회 위원
•2009. 3. 1 - 2010. 2 서울행정학회, 특별위원회 이사
•2007. 1. 1 - 2010. 12 저널 <Korean Journal of Policy Studies>, 책임편집위원
•2003. 5 - 2007. 2 저널 <행정논총> 편집위원


수상 경력
•2006. 11 2006 연세 미래 여성지도자 100인 선정
•2005. 5 국제커뮤니케이션학회 (ICA) 커뮤니케이션법/정책 분과 (Communication Law and Technology Division) 논문상 수상
•2001. 12 매일경제·조현정학술장학재단 공동 개최 제2회 매경비트학술상 최우수상 수상
•1994. 7 국제커뮤니케이션학회(ICA) 정치커뮤니케이션 분과 (Political Communication Division) 논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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