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농업회사법인 ㈜죽향도가(이하 죽향도가)가 출시한 생막걸리 대대포 블루가 ‘2021 남도 전통주 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2020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에서 탁주 부문 대상과 약·청주 부문 최우수상을 받는 쾌거에 이어 올해도 그 화려한 이력에 새로운 한 줄을 추가했다. 심사위원들이 죽향도가의 양조공장을 왔다 간 지 이틀째, 죽향도가의 장유정 대표를 만나 올해로 18년째 권재헌 대표와 함께 양조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장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_송인주 기자

이른 오전에 도착한 담양은 흐렸다. 거칠게 부는 바람은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어 일기 예보를 보지 않아도 곧 비가 내릴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서둘러 도착한 죽향도가의 양조장의 문을 열자마자 익숙한 향이 코끝까지 찔렀다. 합천에서 양조업을 하시던 할아버지 댁처럼 짙은 누룩 향이었다. 비가 무지막지하게 내리기 시작했음에도 양조장은 평온했다. 언제나처럼 술을 빚을 뿐이었다. 위층에는 사무실과 연구실이 있었는데, 그 속에서 얕은 미소를 띤 장유정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죽향도가의 권재헌 대표는 3대째 이어오는 전통주 명인이다. 1932년, 할아버지 때부터 이어온 양조업을 장유정 대표와 함께한 지는 올해로 18년이다. 지금처럼 현대식 기기들이 없을 때부터 둘은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술을 빚었다고. “그때도 필요한 기기들은 있었지만, 지금처럼은 아니었죠. 막걸리는 단 1도의 온도 차에 따라 맛이 다를 만큼 예민해서 부지런히 움직일 수밖에 없었어요. 돈을 벌어야겠다, 그런 생각으로 했다면 지금까지 오지도 못 했을 겁니다. 그 과정들을 전부 재밌는 일을 한다, 그런 마음으로 했기에 오늘날의 결과를 만든 거 같아요.”
죽향도가의 전통주는 수상 이력들이 화려하다. 대대포 블루는 2010년과 2011년에는 2년 연속으로 전라남도 막걸리 품평회에서 우수상을 받고 14년에는 대상을 받았다. 15년에는 같은 품평회에서 최우수상을, 19년도에는 남도 전통주 품평회에서 탁주와 청주 부문에서 각각 최우수상과 장려상을 받았다. 앞선 이력들을 차곡차곡 쌓으며 꾸준한 맛과 공정의 발달로 20년에는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에서 대상과 최우수상을 손에 거머쥐었다. “올해 전라남도 전통주 품평회에서 대상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죠. 솔직히 힘들 거로 생각했습니다. 지난해보다 기온도 올랐고, 여러 환경적인 측면에서 맛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태였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번 수상을 통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즐겁게 일하며 맛있는 막걸리를 만들어야죠.”



장 대표는 맛의 비밀을 좋은 재료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좋은 재료만을 고집했습니다. 저희가 품평회에서 상을 좀 받으니 다른 업체에서 저희가 쓰는 재료를 따라 쓰는 일이 있었어요. 그럴 때면 그저 더 좋은 재료를 찾는 방식으로 일했습니다. 수입쌀을 쓰기보다 킬로 당 4배가량 비싼 국내산 유기농 햅쌀을 씁니다. 유기농이라는 차별점이 막걸리 맛에 엄청나게 큰 차이를 만들어요.”
권재헌 대표의 올곧고 바른 심성은 그대로 죽향도가에 녹아 막걸리의 맛에도 영향을 주었다. “권 대표는 우리가 먹지 못할 것은 손님에게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올곧은 고집이 죽향도가를 꾸준히 바른길로 걷게 했어요. 좋은 원재료를 쓰면 좋지만, 이윤은 거의 안 남다시피 합니다. 워낙 원재료 값이 비싸니까요. 그렇지만, 저는 하루도 그렇게 하는 걸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저희 죽향도가의 자랑거리죠(웃음).”
대대포 블루는 입에 머금으면 불순물 없이 깔끔한 느낌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향긋한 벌꿀 향이 맴돌다 부드럽게 넘어간다. 마치 생과일 착즙쥬스 같다. 자부심과 자신감을 한 잔에 가득 채우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죽향도가는 제품 한 병 한 병에 멋들어진 포부를 가득 담아낸다.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장대비가 힘차게 양조장의 창문을 때렸다. 장 대표는 힘껏 부딪히는 빗방울을 보며 지난 18년간 맞아온 장대비를 회상했다. 궂은 날씨와 나날들이었지만, 세상은 장 대표의 노력을 알아봐 주었다. 많은 고객이 해마다 맛과 건강을 찾아 죽향도가의 제품들을 구매한다고. “아무도 저희 막걸리를 찾지 않을 때와 비교해서 100배는 더 차이가 납니다. 예전에 5박스가 나갔다면, 지금은 500박스가 나갈 정도죠.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인증하는 우리 술 품질인증제가 있어요. 대대포 블루도 인증 받았는데, 이렇게 인증을 받는 절차들은 전부 고객들을 위해서예요. 고객들이 자신이 먹는 것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이런 제 노력을 알아주시는지 대대포 블루도 그렇고 죽향 막걸리도 많이 찾아주셔서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웃음).”
장 대표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묻자 그는 만났던 중 가장 밝은 표정으로 답했다. “한국의 전통주에 대해서 끊기지 않고 후세에게 잘 전달하고 싶습니다. 우선, 자녀들에게 한국의 전통주가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알릴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놓을 생각입니다. 전통문화 체험단지처럼 조성해 사람들이 찾아와 1박 2일이든, 2박 3일이든 묵으며 추억을 쌓으며 술을 빚어 가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담양의 새로운 관광지를 만들어 이를 군과 지자체가 운영하도록 해야죠. 이를 위한 6차 산업 인증도 준비 중입니다.”
미래를 이야기하는 장 대표는 지역 사회에 이바지함이 자신의 보람이라고 말했다. 죽향도가가 지역 대표 브랜드 술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한 과정 속에도 굴하지 않았던 그의 바람이 꼭 이루어지길 응원한다. [1118]


주간인물(weeklypeople)-송인주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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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포 생막걸리, 21년 남도 전통주 품평회 대상! 전남 담양을 대표하는 전통주 브랜드, 죽향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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