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까르르~’ 쏟아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성이 가득한 곳. 교장 선생님과 함께하는 배구교실로 화제가 되고 있는 포항포은중학교 체육관은 건강한 에너지로 가득했다. 학업 스트레스, 왕따, 학교 폭력 같은 학교의 어두운 단면은 찾아볼 수 없는 건강한 학교를 만들어가는 인물, 안중환 교장과 포은중학교의 이야기를 담았다. _정효빈 기자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남을 알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참된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안 교장은 배구 명문, 경북사대부고를 졸업한 배구선수 출신의 교육자다. 체육교육을 통한 전인교육을 실천해온 그는 부임한 학교마다 활기를 불어넣은 인물이다. 영천여자중학교 교감으로 부임할 당시 뛰어난 지도력으로 영천여자중학교를 경북스포츠클럽대회 배구명가로 이끌었다. 또한 창단 후 명맥만 이어오던 부구중학교의 배구부를 지도해 2002년 경북 배구 협회장기 대회 우승, 2003년 경북 종별 배구대회 준우승의 성적을 거두기도. 이를 통해 조용했던 경북 울진군 북면 마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부구중학교 배구부 학생들이 놀라운 성적을 얻으며 마을 전체가 화합하는 모습을 경험했습니다. 그때 스포츠의 힘이란 실로 대단하다는 것도 느꼈지요. 그 후로 학교나 학생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항상 발 벗고 나섰습니다. 스포츠를 통해 얻어지는 활력과 단합이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안 교장은 포항교육지원청 중등체육장학사를 지내며 학교체육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했으며 포항시배구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생활체육 활성화에도 적극 이바지하고 있다. 


포항포은중학교는 2018년 9월 안중환 교장이 부임한 이후로 교장 선생님과 함께하는 배구교실을 열어 화제가 됐다. 지원하는 학생에 한하여 점심시간 동안 배구교실을 열어 운영하고 있는데, 참여하는 학생들의 반응 또한 뜨겁다. 출장을 떠나는 안 교장을 학생들이 붙잡을 정도. 참신한 교육법에 지역 교육계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배구선수 출신 교장 선생님이 운영하는 배구 교실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보통 학교장은 학생들과 가까이 지낼 기회가 드물기 때문에 학생들과 가깝게 소통할 방법이 무엇일까 늘 고민했죠. 무엇보다 제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스승이 되고 싶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배구를 시작해 선수생활까지 한 경험을 살려 배구 교실을 연다면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고 학생들의 체력증진과 학업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어요. 생활지도의 시작은 스포츠가 제격이거든요(웃음). 배구를 통해 교사와 모든 학생이 즐겁고 감동이 있는 학교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안 교장이 직접 지도하는 배구교실의 인기는 대단하다. 학업 스트레스, 교우 관계, 가정사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 아이들을 가르치는 그도 즐겁긴 마찬가지다. “제가 선수 시절 쌓아온 기술들을 보여주니 아이들이 굉장히 신기해하더라고요. 강하게 날아오는 배구공 처음에는 잘 받아내지 못해 팔이나 다리에 멍이 들기도 하던 학생들이 배구교실 운영 후엔 제법 받아내기도 하고 재미를 느끼더라고요. 제가 배구에 열중하다 망가지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고 친근감을 느끼기도 합니다(웃음). 아이들과 저 사이에 신뢰감도 쌓이는 것 같아 보람이 큽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것이 안 교장의 지론이다. “소통이란 것은 언어를 통한 대화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몸으로 부딪치면서 단체 운동을 하는 것도 진정한 소통이죠. 아이들이 제대로 배구를 배우면서 프로배구 경기에도 관심을 두더군요. 프로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인성함양도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또한 그는 “학교는 방황하는 학생들을 품는 방파제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 학부모의 마인드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힘찬 메시지를 전했다.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우리 같이 배구 한번 해볼래?’라고 이야기합니다. 학교를 잘 나오지 않던 아이들도 배구에 재미를 붙이니 잘 나오더라고요. 학교의 분위기는 교사와 교장이 먼저 나서야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가 책임져야지요. 간혹 한 학생을 두고 ‘감당이 안 된다’ 같은 말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 말들이 아이들의 가슴에 큰 못을 박는 겁니다. 성인들도 자신의 주변 환경이 어려우면 마음이 엇나가기 마련인데, 학생이라고 그렇지 않을 리가 있겠습니까. 방황하는 아이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포은중학교 배구반 학생들은 오는 8월 27일부터 9월 1일까지 ‘2019 홍천 전국 유소년클럽 배구대회’에 참가해 뛰어난 실력과 단합으로 배구 명문의 새로운 면모를 뽐낼 계획이다. 소통과 화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안중환 교장.

그는 끝으로 학생들에게 대한 따뜻한 애정을 나타냈다. “‘1인의 과학도가 50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지요. 이처럼 위대한 체육인 한 사람이 국민 모두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도 합니다. 저와 만나 배구를 접한 학생들이 국가를 위한 훌륭한 사람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안중환 교장 프로필 ]
•1977 경북대학교 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졸업
•1981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졸업
•1981 ~ 1983 공동경비구역 JSA 근무(카투사)
•1988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체육교육석사
•1993. 6.22. 문화체육장관 표창
•2004. 12.20. 모범공무원 국무총리 표창
•2005. 5.15. 경상북도지사 표창
•2006 ~2008 경상북도 배구협회 전무이사
•1981 ~ 2008 영순중, 포항고, 포항여고, 경북과학고, 울릉중 교사
•2009 ~2013 포항시 체육회 이사
•2010. 10.1. 경상북도지사 표창
•2013 ~ 2015 경상북도 배구협회 부회장
•2013. 12.31. 교육부 장관 표창
•2009 ~ 2014 경상북도 포항교육지원청, 영천교육지원청 장학사
•2015 ~ 2017 영천여중, 포항항도중 교감
•2016 ~ 현 포항시 배구협회장
•2018 ~ 현 포항포은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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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정효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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