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서울을 떠나 고향 강릉으로 내려와 보다 더욱 작품에 집중할 수 있다는 김미지 대표, 영감을 받아 정성을 다해 한복을 짓다 보니 강릉은 물론, 서울, 대구, 포항, 부산에서도 직접 그녀를 찾아와서 한복을 주문한다고 한다. ‘정교하게 바느질하여 솔기가 보이지 않는 선녀의 옷처럼 비단을 꿰맨다’는 뜻의 무봉채(无縫綵)의 바느질 솜씨를 자랑하는 김미지 대표의 40여년 한복사랑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_조병훈 경기인천지사장


Q 강릉에 자리잡은 이유가 있으시다면?

A. 서울에서 살다가 어느 순간, 복잡한 서울을 떠나 여유있는 곳에서 생활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화예술의 고장이자 감성적인 곳이라 작품을 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았구요. 신사임당, 율곡, 허난설헌, 허균 등  빼어난  선현들의  땅인 이곳 강릉에서 산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되었고 한 가지 더 바람은 자녀교육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웃음).


Q 한복을 만들게 되신 계기가 있으시다면?

A. 제가 초등학교 다닐 당시만 해도 국민교육헌장을 암기해야 했습니다. 10대 후반에 갑자기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하고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때이다’라는 국민교육헌장의 한 구절이 생각났어요. 내 소질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공부보다는 옷감으로 무엇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더라구요. 여섯 살부터 색종이를 가위로 잘라서 인형옷을 만들었는데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인형, 그림, 미술에 관심이 많다 보니 한복만드는 일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한복집을  운영하며 한복강의도 꾸준히 하다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Q 한복과 관련해서 혹시 신사임당의 영향은 없었는지요?

A. 임신하고 우연히 태교에 관한 책을 보다가  신사임당의 태교를 알게 되었어요.  그 책을 읽으면서 많은걸  배우고 깨닫게 되었어요. 이후 강릉으로 내려와서 차(茶)와 관계된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사임당의 영향을 받게 되었고 또 제 아이들이 장성하다보니  신사임당의  자녀에 대한 깊은 정성과 애틋한 마음이 내 안에 들어와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요.


Q 고객들이 서울, 부산, 인천, 대구, 포항 등 전국에서 강릉까지 오셔서 한복주문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먼 곳까지 와서 주문하려면 불편도 많으실 텐데...

A. 네, 감사하게도 전국에서 찾아오세요. 심야버스타고 오셔서 아침식사하시고 주문하시고 가시는 분들도 계시지요. 치수를 정확하게 재고 만들기 때문에 가봉 없이 바로 찾으러 오셔도 됩니다. 고객의 직업, 성향, 한복을 입으시는 때와 장소 등을 고려하여 제작하지요. 좋아하는 것을 맞춰주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춰 과하지 않게 한복을 제작합니다. 제 한복을 입고 어깨가 펴지면서 자신감이 생겨 당당하게 행사를 치르셨다는 말씀을 들을 때면 정말 보람되지요. 지금까지 수십 년간 단골로 오시는 분들도 많으시구요.


Q 어떻게 명품 한복을 제작하신다는 평을 듣게 되셨는지?

A. 한복은 가장 예를 갖추는 옷입니다. 한복을 입음으로써 입는 즐거움과 동시에 상대에게 즐거움을 주는 마음이 예의 기본입니다. 판사가 법정에서 법복을 입듯이, 한복은 특별한 자리에 맞게 입는 옷입니다. 그 자리에 맞게 디자인해서 제작하고 있어요. 경력이 수십 년이 되었어도 처음 제작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서 고객에게 맞는 옷을 초심으로 작업합니다. 1달 정도의 시간을 주셔야 그 분에게 맞는 좋은 옷을 영감을 받아 만들 수 있습니다.

Q 한복패션 유행에 대해서 한 말씀하신다면?

A. 세계적인  흐름이 복고를 향하여 가는 지금,  우리의 한복 역시 고전의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양오행의 신비로운  순리를 표현해 온 한복은 생명의 옷이기에 무엇보다도 가장 민족문화의 정신을  담아낼 수 있다고 보여지며 그렇기에 아름답지만 불편하지 않는 옷을 만들어 가야된다고 봅니다.

Q 국회에서의 패션쇼 등 패션쇼를 많이 개최하셨는데 일화를 하나 소개해 주신다면?

A. 지난 2016년 5월 25일,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한국 차문화 축제 한복패션쇼를 할 때였어요.  패션쇼를 할 때 마다 가장 큰 고민거리는 작품의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지요.  문득 강릉의 역사와 자연, 옛 선현들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율곡선생님과 그 어머님이신 신사임당, 아름다운 경포대, 오죽헌, 굽이치는 파도처럼 흰 구름 감도는 대관령. 이 모든 것에 영감을 받아서 밤을 지새우면서 한복을 만들어  무대에 올렸지요. 푸른 5월의 잔디만큼 우아하고 단아했던 강릉을 모두들 좋아해주시고 알아봐 주셨던 날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그 덕분에  조병훈 교수님과 인연이 됨을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강릉은  저에게  탯줄 같은 생명의 땅이랍니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A. 처음 시작할 때 한복을 만들어 얼마를 벌까를 생각하지 않았어요. 단순히 입었을 때 예쁜 옷을 만들고 싶었어요. 나중에 직업이 되었고 소명의식을 갖게 되었지요.
앞으로 규방문화에 대한 책을 쓰고 싶어요. 김구 선생님께서 특히, 문화를 강조하셨는데 문화는 그 나라의 뿌리이고 근본입니다. 저에게는 문화의 근본뿌리가 바로 ‘옷’입니다. 정신이 담겨 있으니까요. 규방문화는 어머어마한 것입니다. 3.5cm의 가는 바늘을 가지고 어마어마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사임당의 작품 ‘초충도’를 한복에 응용하려고 시도하고 있어요. 단순히 예쁜 그림만 아니고 예술성도 뛰어나지만 사람이 지켜야 할 덕목도 들어 있어요. 그리고 학생들에게 바느질을 가르치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두뇌개발에도 좋고, 참고 인내하는 정신을 가지게 되고 정신집중을 하게 됩니다. 인성교육에 좋습니다. 


•1990년 12월 1일 김미성 우리옷 대표
•2005년 강원도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2008년 ~ 2010년  강원도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2006년 7월 10일 ~ 20일 중국 심양 한국주행사 패션쇼 3회 참가
•2007년 ~ 2009년 강릉시 여성문화센터 한복 강사
•2013년 ~ 2019년 강릉 율곡평생교육원 다도교실 규방문화 강사(타 지역 강사)
•2014년 10월 9일 한글날 기념 세종이야기 한복 패션쇼 ・ DDP
•2016년 5월 25일 한국 차 문화 축제 패션쇼 ・ 서울 국회의사당
•2018년 8월 3일 <
강릉야행> “천년의 한복” 패션쇼 ・ 강릉대도호부관아
•2019년 5월 24일 ~ 25일 뮤지컬 ‘그림 꽃밭에서’ 의상제작 연출 
•現 무봉채 한복 대표

 

 

http://www.무봉채한복.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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