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역사와 충절의 고장으로 불리고 있는 부산 동래. 수많은 역사적 사료가 남아있는 이 곳에는 유교문화의 일환 중 하나인 교육기관 ‘동래향교’가 계속 맥을 이어가고 있다. 다양한 문제로 힘들어하는 현재인들에게  우리 민족 고유사상인 유교가 좋은 이정표가 되어줄 수 있진 않을까? 동래향교의 지도자인 이도희 전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_문다정 기자



유교에 대한 올바른 이해


“현대사회엔 물질문명은 풍요로워졌으나 사회적 부도덕 행위나 개인의 정신적인 불안감은 더욱 커졌으며 정신적인 가치관과 자신감은 잃어가고 있습니다. 유교정신의 핵심인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실천하는 향교와 유림이 사라져가는 전통문화 향상과 정의사회 구현에 앞장서 유교의 참된 정신이 전달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도희 전교는 현대인들이 유교 하면 제사를 올리는 제향적 기능만을 떠올리는 건 오해라며 말을 잇는다.
“현대사회에 살아가는 이들은 흔히들 유교는 고리타분하고, 형식적이고, 체면위주인 양반 중심의 폐쇄된 문화로 오해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교의 참뜻을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유교의 핵심사상인 인으로 다른 사람을 나와 같이 사랑하고,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로 헌신하고, 극기복례(克己復禮)로 자신을 낮추고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상대방의 처지를 생각해 보고 말해야 합니다. 이런 정신적인 요소들이 유교의 바탕이 되고 중심이 됩니다.”


인성교육의 중요성


이도희 전교는 현대시대의 모든 문제는 우리의 정서에 맞지 않는 교육 때문이라며,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말한다. “모든 교육의 바탕엔 인성교육이 있어야하며, 교육의 첫 시작은 가정교육부터입니다. 지식만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 아닙니다. 정신적 교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엔 엄마의 ‘정(情)‘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엄마의 정을 느낌으로써, 아이는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이것은 말로 하는 교육은 아니지요. 그래도 가장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중요한 시기에 사랑을 받은 아이는 나중에 사랑을 줄 수 있는 존재로 자라납니다. 반대로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는 다른 이들에게 주기 힘듭니다. 현대엔 경제적 상황 등으로 이 순리를 거스르고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부모가 부모의 역할을 잘해서 첫 단추를 잘 잠글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인(仁)의 정신으로 길러진 아이는 후에 선비정신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임진왜란으로 나라가 위급할 때 우리 선비들은 스스로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수호하는 데 앞장섰다. 자신을 앞세우는 게 아닌, 나라와 타인을 생각하고 받은 사랑을 나눠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도희 전교는 이 선비정신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지켜야 할 고유한 민족정신이며 올바른 세상을 세우기 위한 기초 정신임을 강조한다.

유림에 속하기까지

거제동에서 자영업을 하며 봉사 정신을 이어오던 이도희 전교는 2003년 당시 동래향교 재단 이사장인 문차득 원로님의 권유로 향교와 인연을 맺게 된다. 2004년도엔 장의, 2006년엔 교화수석장의로 활동하면서 맡은 바 책무를 다하고 언행일치를 보여주는 올바른 처신으로 많은 유림 어른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2019년, 동래향교 전교로 추대되었다. 그는 자신의 행동철학이 타의 모범이 되어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설명을 이어간다. “첫째로 자기 스스로 모든 걸 찾아 배우고 익혀서 언행과 처신을 나 자신이 아닌 남에게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둘째로는 사회와 향교 생활을 경애 정신으로 남 달리 부지런하고 올바르게 생활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전통예절을 배워서 다른 이들에게 잘 전해야 합니다.”  


법고창신(法古創新)


마지막으로 이도희 전교는 전통문화 계승발전의 중요성과 유교문화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전교로서 오상(五常)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도덕적 가치를 숭상하고 유교문화와 전통문화 계승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다 할 것입니다. 유교의 정통성을 확립시키는 활동을 전개하고, 선비정신을 일깨우는 향교 체험활동을 강화하고, 유교문화와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 할 계획입니다. 또 향교의 문턱을 낮추어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향교, 열린 향교로 전통 문화의 4례인 관혼상제 등의 상담을 전담할 상담원을 두어 여러 시민들과 친숙할 수 있는 향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유교문화가 옛것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관심을 가지시고 가까이 다가오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많은 이들이 유교에 대해 관심을 가질 때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와 포용의 자세로 예(禮)가 우선시 되는 사회, 대동사회(大同社會) 건설에 함께 하기를 기원 해 봅니다.” 


 

향교의 역사는 고려·조선시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관학 교육기관으로써 지금처럼 향교의 유학적인 면모가 나타난 것은 조선시대부터이다. 동래향교의 연혁은 조선 태조 원년(1392년) 1읍 1교라는 관의 교육진흥책에 따라 도호부인 동래에 향교가 설립됐다고 보고 있다. 원래는 지금의 동래고등학교 자리에 설립 되었으나, 1592년 임진왜란 때 소실되고, 그 후 선조 38년(1605년)에 중건되어 여러 차례 이건 중창 되어오다 순조 13년(1813년)에 현재의 자리에 이전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과거의 향교는 과거 준비, 유가적 규범을 위한 교육적 기능과 공자를 비롯한 선성선현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향적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 동래향교에서는 새로운 교육제도 도입으로 교육적 기능은 동래향교 평생교육원으로 이관되고, 춘추석전과 삭망의례를 집행하는 제향적 기능과 유교진흥을 위한 교화사업으로는 전통예절, 전통혼례, 향교 스테이, 유림 자체 인성교육, 초·중·고등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거제4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역임
•사단법인 박약회 부산지회 회장, 성균관 전의, 성균관 유도회 부산광역시 본부장 역임
•현재 고성이씨 대종회장, 사단법인 한시협회 부산지회 봉산음사 사장, 동래향교 전교 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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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문다정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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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인(仁)의 정신으로 - 이도희 전교 / 동래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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