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소년 짐 호킨스는 해적으로부터 보물섬의 지도를 얻어 地主트레노니, 의사 라이브지니와 함께 보물섬을 찾아간다. 그러나 타고 있는 배의 요리사가 실은 해적 롱 존 실버였고, 우여곡절 끝에 결국은 착한 사람들이 보물을 찾아낸다. 아동문학 고전으로 유명한 ‘보물섬’ 이야기다. 책에서나 나올법한 보물섬을 실제 필리핀 남부 어느 섬에서 우연찮게 발견한 사람이 있다. 중국 송나라 때 귀족들이 사용했다고 추정하는 중국 보물을 한 두 점도 아닌, 수 천점 발굴한 그는 지금도 전 재산을 투자하여 발굴에 힘쓰고 있다.
이흥용 회장은 개인 차원을 벗어나 한 나라의 소중한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큰 유물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고 있는 그의 삶과 노력을 집중 조명해보았다. _우호경 취재본부장

필리핀 롤롬보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의 설계, 감리 주도



▵ 필리핀 롤롬보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

건설업에 종사해 온 이 회장. 한국에서 수도원을 두 채 지은 인연으로 필리핀 롤롬보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의 설계, 감리를 주도하며, 18년 동안 핵심역할을 하며 성당을 지었다. <기록에 따르면 1837년 마카오에서 민란으로, 김대건 신부는 현)성지도미니코 수도원으로 피난해 약 1년 2개월 가량 계시고 1839년 다시 약 9개월간 가량 머물기도 했다.> 현재 이곳의 롤롬보이 본당은 천주교 수원 교구의 성 안드레아 수녀회에서 인수해 한국인 수녀들이 운영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 최초의 가톨릭 사제이신 김대건 신부님께서 ‘2021년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에 선정되셨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우리 한국 천주교회의 자랑입니다. 이제는 한국을 넘어서 세계의 자랑이 되었지요. 김대건 신부님이 가졌던 형제애 평등사상, 어려운 이들에 대한 각별한 사랑, 관심, 또 마음을 열고 온 인류가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을 그 짧은 인생동안 보여주셨는데, 그 김대건 신부의 삶과 사상이 유네스코를 통해서 전 세계인들에게 전해지는 그런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저 역시도 굉장히 의미 있는 작업이었고 기억에 남는 중요한 성과입니다  지금도 성지를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한국에서도 더 많이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이흥용 회장은 “18년 동안 성당을 짓는 일에 젊음을 바친 일은 그의 인생에서 아주 소중하고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고 자부심과 긍지를 표현하며 김대건 신부가  ‘2021년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에 선정되어 감회가 더욱 새롭다고 전했다.


필리핀 남부 어느 섬에서 송과 명나라 것으로 보이는
유물 9천 여 점이 발견되어 세계적으로 주목받아



“어느날 직원 중에 한 사람이 얘기하길 ‘고향인 필리핀에서 바나나 밭 농사를 짓는 친구가 우연한 기회에 친척이 일반 생활그릇으로 도자기를 주었는데 범상치 않아 전문적으로 감정하는 사람에게 문의하였더니 중국 송나라 시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겁니다. 그 얘길 듣고 그때부터 뭔가 있다는 생각으로 발굴하기 시작했지요. 작년 6월부터 현재까지 계속 진행 중입니다.”

 또한 이 회장은 과거 어느 날을 회상하며 이야기 했다.
“충청북도 괴산군 칠성면에 위치한 군자산 가마터에 청자로 만든 도자기 대접을 우연히 발견하고 잠을 못 자고 뜬눈으로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에 청자는 고려시대 것으로 추측되었지요. 그 때부터 도자기에 대해 일반인들은 느끼지 못하는 남다른 촉과 과거 유물과의 인연이 닿은 것 같습니다.”

막상 발굴을 시작하니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필리핀 남부에서 마닐라까지 배로 3일 걸리는 거리에서 운송을 해서 다시 점검한 후 한국으로 들여오는 과정이 녹록치 않았다. 하지만 이 회장은 중국 송나라 때 것으로 추정되는 이 유물들이 역사적, 학술적으로 큰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현재까지도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거의 전 재산을 투입하면서도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유물 의미를 넘어 과거의 문화를 복원하고 되새기는 과정에서의 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발굴 상황으로 봤을 때는 송나라 때의 것들로 확실한 것으로 보이며, 침몰된 배가 있던 지점에 바다가 지각 변동으로 인해 사람 눈에 띈 것으로 파악됩니다.” 또한 진흙 속에 있어서 비교적 파손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보존이 잘 된 것이 행운이라고 전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이곳에서 발굴되는 유물들이 대부분 ‘여요’ 도자기 라는 것
중국 송나라는 상업이 발달하여 흥성했는데 물질의 풍요 속에서 차(茶), 음식 문화가  가장 많은 발전을 했다고 한다. 더불어 찻그릇과 식기 등 도자기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기술도 급속하게 발전을 했다.  중국에 명요라 함은 시요, 여요, 정요, 관요. 균요, 가요 등 소위 [6대 명요]가 있었는데, 시요는 송 이전 후주의 전설의 도자기로 서적으로만 자료가 있으며 학술적으로 규명되지 않았고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그 시대의 기술 재현이 불가하다고 알려져 있다. 시요를 제외한 여요(汝窯), 관요(官窯)는 다른 도자기와 달리 오로지 황제를 위해 제작된 특별한 도자기들로 이런 황실용 자기는 엄격하게 통제, 관리를 했다고 전해진다.
중국 도지사에 따르면 여요 청자는 송나라 철종(1086년~1106년) 재임 시 약 20여 년 간 제작 되었으며 제작 수량도 극히 적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수많은 기물들을 공항에  통관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일반 도자기는 엑스레이 검사대를 통과하면 빛이 없는데 발굴한 기물은 파란색 발광을 하며 심지어 금빛이 나는 도자기도 있어 세관사들은 금궤인줄알고 가방을 검사했지만 일반 도자기라 그냥 통과 되었다고 한다. 전문가 말에 의하면 ‘유약으로 인해 발광색이 나온 것’이라 추측한다.


“다른 도자기에는 빛이 없는데 발굴한 기물에서는 파란색 발광을 하는 겁니다. 바로 ‘여요 도자기’였지요. 1000년 정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에도 살아있는 유광이 바로 도자기의 신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정한 여요는 화려하지 않고 하늘처럼 순수 그 자체로 보입니다.”


나를 용서해야 남도 용서할 수 있으며,  나를 사랑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다


경기도 평택이 고향인 이흥용 회장. 장난 끼 많은 소년이었던 그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해왔다. 그의 형도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활동을 하였으며, 어려운 형편에 형제 모두가 운동을 하다 보니 이 회장은 중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도(道)를 닦는 아버지를 따라 산천을 따라 다니면서 어린 나이에 세상에 대해 보는 눈이 일찍 떠졌으며, 부모님의 영향으로 배운 풍수지리, 천문, 지질, 도자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성당을 짓는 건축가 이외에도 경기도하키협회장으로 오랫동안 후진을 양성해온 이 회장. 지금은 KPTPGA 골프협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라이온스클럽 회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사회에 끊임없는 후원과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잠을 설치면서 고민하는 것은 “이 많은 중국 보물들을 중국 정부와 연결해서 기부를 할지, 아니면 우리나라 대한민국정부가 중국과 경제 협상을 할 때 아주 요긴하게 씌여지게 할지”이다. 또한 서양사람들이 동양문화를 신비스러워하고 관심들이 많은데 프랑스 같은 선진국 박물관에 기부를 할지도 생각 중이지만 아직은 정해진 건 없다.

“나 자신을 용서하면 모든 사람을 용서할 수 있고, 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흥용 회장의 인생철학. 이 회장은 “7~8백년 이상 빛을 보지 못한 보물들로 인해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나의 부모님은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이셨습니다. 자식의 얼굴을 단 한번도 볼 수가 없어서 손으로 아들 얼굴을 만지면서 기억하려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픕니다. 저는 지금 이 보물들을 부모님과 같은 마음으로 세상 밖으로 꺼내 주고자 합니다. 그 암흑 속에서 수 백년동안 빛을 보지 못한 도자기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그걸로 행복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로또 복권처럼 인생 대박을 꿈꾸는 일반인들에게는 그의 삶이 이해 안 될 수도 있다. 과거의 소중한 유물들을 암흑 속에서 찾아내 생명력을 불어넣는 사람, 곧고 바른 그의 원대한 큰 꿈이 꼭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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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우호경 취재본부장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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