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06-05(월)
 
  • [인터뷰] 이동은 경주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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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는 이슬람의 성지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도시 이름이며, 특정한 일에 대해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 있거나, 특정한 일이 가장 발달된 곳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쓰인다. 야구 실력이 뛰어나고, 야구 산업이 가장 발달된 경주시를 만들려는, 경주시를 야구의 ‘메카’로 만들려는, 올해로 11년 차 협회장인 경주시야구소프트볼협회 이동은 회장을 만나봤다. _박가빈 기자

 

경주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이동은 회장은 올해로 11년째 협회장을 맡고 있다. “2009년부터 쭉 협회장을 맡다가 2014년에 경주시 시의원으로 선출되면서 잠시 떠났습니다. 그리고 시의원 임기가 끝난 4년 뒤인 2019년에 다시 협회장직으로 ‘복직’했죠(웃음).”


그가 처음 협회장을 맡았던 2009년 당시에는 경주시 소재의 야구장도 없었으며, 경주중학교를 제외하고는 경주 내 학교 야구부가 없었다. 심지어 경주고등학교 야구부는 해체됐던 상황이었다. 그는 “너무 열악했어요. 야구협회의 사무실조차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라며 열악했던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2010년, 이 회장은 경주시에 야구장 건립을 건의하였고, 경주시장과 시의회의 많은 관심과 전폭적인 지원으로 야구장을 조성하게 됐다. 더불어 경주중·고 운동장에 인조잔디 조성까지 이루어져 경주중 야구부의 훈련에 큰 도움이 되었고, 학교 측의 배려로 사회인 야구인(동호인)들까지 잔디구장을 이용하게 되어 경주시 야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하였다.

이 회장은 나아가 ‘경주고 야구부를 부활시켜야겠다’라는 일념 하에 경상북도 교육감, 경주중·고 총동창회를 만나 고교 야구부 재창단에 대해 당위성을 설명하고, 후원회를 구성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야구부 재창단에 필요한 자금에 미력하게나마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다.

“야구는 다른 종목들과 비교해서 운동장 적인 측면, 필요한 장비적인 측면에서 비용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점차 있던 팀도 없어지고, 창단하는 팀들은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죠. 현재 경상북도의 고교야구팀이 4개 밖에 없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경주고 야구부가 없어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부활한 경주고 야구부는 작년 7월, 경북도민체육대회에서 초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야구팀이 줄어들면서 도민체육대회 종목에서 야구 자체가 빠졌었죠. 그러다 작년부터 시범종목으로 복귀했습니다”라며 야구의 도민체육대회 종목 복귀에 뿌듯한 모습을 보였다.


야구장이 만들어진 경주시는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 유치에 나셨고, 2015년과 2016년 2년간 야구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이 회장은 “유소년 야구대회가 열리면 항상 사전행사처럼 여자야구대회가 따라오는데, 당시 경주에는 여자야구단이 없었어요”라고 설명한 뒤 “그래서 2016년, 지자체로서는 최초의 여자야구단인 경주여자야구단 ‘경주 마이티’를 창단했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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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유소년 야구대회의 사전 행사 격으로 진행되던 여자야구대회를 경주시와 시의회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지자체 주관 순수 전국 아마추어 여자 야구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2017년부터 경주시 주최, 경주시야구소프트볼협회 주관으로 진행된 ‘선덕여왕배 전국 여자야구대회’가 그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개최가 취소된 2020년을 제외하고 올해로 6회째 대회를 맞은 ‘제6회 선덕여왕배 전국 여자야구대회’는 전국에서 39개 팀 900여 명의 선수단이 모여 4월 15일부터 23일까지 2주에 걸쳐 주말 4일 동안 개최된다.

“대부분의 여자야구팀은 전문 감독, 전문 선수들이 아니라 체력증진을 위한 취미활동 등으로 야구를 하시는 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선수 중에는 가정주부가 있기도 하죠. 또 선수들 간의 실력도 천차만별입니다. 때문에 대회는 주말에만 열리고, 챔프리그와 퓨처리그로 나눠 승강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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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는 지자체장의 남다른 관심으로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와 선덕여왕배 전국 여자야구대회 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2022KUSF대학야구 U-리그(C조), 제69회 전국 중학야구선수권대회를 유치하고 최근에는 SSG고교야구대회 예선을 경주에서 치르기도 했다. 경주시 토박이인 이 회장은 “경주는 지역경제 유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시민들의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보니 대회를 유치할 수 있게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라며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경주고 야구부 재창단, 야구장 신축, 전국대회 유치 등으로 경주시의 야구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고 이야기하는 이 회장은 “특히 사회인 야구단인 ‘쏠라이트 야구단’은 전국적으로도 굉장한 강자”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쏠라이트 야구단은 전국 사회인 야구대회에서도 항상 우승을 다툴 만큼 좋은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야구장이 생겨 야구 열기가 뜨거워진 만큼, 여러 가지 헤프닝도 생겼다고 한다. 이 회장은 “팀은 많고 야구장은 한정되었기에 균등한 분배가 이뤄졌어야 했는데, 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하다 보니 의혹을 받았고, 시청에 탄원서를 제출한 팀도 있었습니다”라며 안타까운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경주리그’를 만들어 주말에 리그 경기를 열고, 연말엔 개인상을 시상하는 등 시스템을 구축해서 동호인들이 야구를 즐기는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게 됐습니다”라며 우여곡절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많은 대회를 유치하다 보니 경기장을 예전만큼 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군말 없이 이해해주시고 배려해주시는 점에도 감사합니다.”라며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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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협회에 몸담으며 야구와 협회원들에 대한 애정이 높아진 이 회장은 “협회장인 저는 주로 대외적인 업무를 맡고, 대부분의 내부적인 일들은 실무진들이 소화해주는데, 그렇다 보니 실무진들이 굉장히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말한 뒤, “팀도 많고 대회도 점점 많아지다 보니 필요한 인원도 많아지고 일도 많아지는데, 즐겁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함께해주는 가족 같은 협회 봉사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러한 열정과 봉사 덕분에 동호인들을 포함한 시민들에게 나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협회장으로서 매우 뿌듯하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4년까지가 임기인 이 회장은 “경주시와 시의회의 지원으로 곧 세 구장이 완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대회를 주최해도 구장이 모자라 가까운 포항시에 협조를 구하기도 합니다”라고 말한 그는 “구장이 더 생기면 경주시 자체에서 모두 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야구장이 더 생기면 시민들의 야구에 대한 애정도 높아질 것이고, 경주시가 명실상부 ‘야구 타운’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대한야구협회와 협조해 경주에서 야구대회를 영구 유치하는 것도 그의 목표 중 하나이다. 그는 “‘화랑대기’처럼 경주만의 대회를 유치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를테면 ‘서라벌기’같은 이름으로 말이죠”라고 말한 뒤 “경주시가 유소년‧청소년 야구를 넘어 사회인 야구와 여자야구, 그야말로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야구의 ‘메카’로 거듭나갈 바랍니다”라며 바람을 드러냈다. 또 “비시즌 전지 훈련장으로도 협조 및 도움을 주고, 전지훈련을 온 팀들을 대상으로 동계리그 대회도 여는 등 엘리트 육성, 동호인야구 활성화도 이끌고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길 바랍니다”라며 지역과 야구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였다. [1148]


주간인물(weeklypeople)-박가빈 기자 wp1991@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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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의 야구 ‘붐’, 유소년 야구부터 사회인 야구, 여자 야구까지... 야구의 ‘메카’로 거듭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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