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수원시가 수원특례시로 탈바꿈하여 출범했다. 기초자치단체의 법적지위를 유지하면서 광역시에 준하는 행·재정적 권한을 부여 받을 수 있는 지방행정체계의 새로운 모델이 된 것이다. 125만 수원특례시의 모든 마을과 시민들, 그리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는 정찬해 수원시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을 만났다. _황호수 기자
“5대 회장에 이어 6대 회장으로 연임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시고 성원해주신 수원시 각 동 주민자치위원장님과 회장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수원시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가 전국에서 가장 모범이 되는 단체로 만들라는 명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연임 소감을 밝힌 정찬해 회장은 “지난 임기 때 코로나19로 인해 행하지 못했던 사업들을 방역의 테두리 내에서 최대한 이룰 계획”이라며 기회가 주어짐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지난 임기 때는 44개동 위원장과 회장이 함께 대면 회의를 할 수 없었던 터라 의견 수렴도 수월하지 않고 주민자치회로의 추진이 더뎠습니다. 그래도 굽히지 않고 44개동 전부를 찾아가 개별 대면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대면 모임도 강행하고자 합니다.”
기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로 44개동 전부를 전환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고 밝힌 정찬해 협회장은 전환 과정에서 회장과 위원들이 바뀌는 경우도 생기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될 거라 예상하면서도 새로운 조직 체제와 시스템, 새로운 마을계획 및 마을사업들이 당장 올해부터 추진 될 거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 율천동 단체협의회에서 코로나19 확산방지에 총력을 다하고있는 수원시 재난안전대책 본부를 방문하여 고마움을 전달
“동 단위 자문 정도의 기능만 갖췄던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회’로 전환되면 주민세 환원사업이 가능해집니다. 시민들이 납부한 주민세를 가지고 각 동 주민자치회에서 마을에 필요한 사업을 하는 것입니다. 일례로 율천동은 지난해 시민들이 납부한 주민세를 기반으로 올해 1억 7천만원의 사업비를 받아서 12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려는 노력 덕분인지 지난해에는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올해도 더 좋은 성과를 내고자 위원들과 함께 땀흘리고 있습니다.”
“저는 동네에서 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소상공인입니다. 결혼하기 전부터 해오던 일이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계속 하고자 합니다. 지금도 새벽 세시면 일어나서 트럭을 몰고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가서 과일과 채소를 직접 사오고 있습니다.”
그의 하루 수면시간은 네다섯 시간이다. 다부진 몸매와 체력은 하루 이틀 만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마트를 운영하며 자연스레 고객을 주민 대 주민으로 대하기 시작하고 ‘마을의 주인은 주민’이라는 마인드를 가지게 됐다. 그리고 그를 직접 실천해가고 있다.
전국주민자치박람회 수상을 기념하고 마을자치에 대한 주민의 관심과 자긍심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율천동은 2021년 전국 두 번째로 마을단위 지속가능발전목표(3대분야, 5개목표, 12개 세부목표)를 수립하고 각 목표에 맞는 시범사업들을 운영해왔다.
프로축구 수원FC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그는 작년에 임원진들과 합심하여 선수들을 위해 위로금 500만원을 전달했고, 4년 전 수원시 역도연맹 회장직에 역임했을 때는 열악한 역도연맹의 상황을 보고는 1천만 원을 선뜻 내밀기도 했다. “부회장과 임원진들도 힘을 합해 3천만 원을 모아 선수들을 위한 처우 개선을 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아주 뜻 깊은 일이었지요.”
코로나19 상황에서 수원시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의 역할은 더욱 빛났다. 취약주민을 위한 마스크 2만 3천매 기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보건소 자원봉사활동과 함께 의료진들을 위해 분기별 간식과 필요 물품 지원과 함께 자연재해로 고통 받는 타 시군에 생필품을 보내고 봉사활동을 지원하는 등 협의회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가족들은 그의 주민자치회 활동을 만류하기도 한다. 사비를 들여가며 땀 흘려 일하는 주민들을 위해 밥과 커피를 대접하거나, 때때로 예산이 부족할 때는 예산을 보태기도 하며 명절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과 선물세트도 기부하고 있기에 지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회장은 “주민자치회 활동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호주머니가 가벼워지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보람된 일이기 때문”이라며 잔잔한 웃음을 보인다.
▲ 민족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맞아 ‘이웃사랑 나눔 전달식’을 개최하였다. 주민자치회,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단체연합회를 비롯한 관내 유관기관, 사업체 및 개인후원자로부터 쌀 280포, 선물세트 144개, 라면 120박스, 후원금 200만원 등 전달하였다.
기부물품은 관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저소득 한부모가정 등 540세대 우선 전달 후 복지사각지대 주민들에게도 전달됐다.
“과거 지인과 함께한 사업이 실패했던 경험 때문에 누구보다 바쁘게 살다 보니 딸의 유아기에 함께해주지 못하고 아내에게 소홀했던 게 너무 미안한 마음입니다. 가족사진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한 게 한스럽지요. 그 미안한 마음을 너무나도 예쁜 손자들에게 베풀어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주민자치회가 주민의 대표 기구이지만 참여율이 저조함을 안타까워하며 내 마을을 더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한 명분 있는 참여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더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주민은 ‘거주하는 사람(住民)’이 아닌 ‘주인되는 사람(主民)’입니다. 주민자치회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으니 함께 뜻을 모아 살기 좋은 내 마을을 만드는 일에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1130]